한양대학교 소아암센터를 소개합니다
Q. 위의 임상 기관 대상이 특별히 미술치료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소아암 아동들은 장기간 지속되는 힘든 치료과정 속에서 많은 감정변화와 심리적인 후유증을 경험해요. 그 속에는 불안도 있고 재발에 대한 두려움, 무력감, 그리고 완치에 대한 희망 등 이 있어요. 그런데 이들은 아동이고 수동적인 상황에 익숙해져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데 있어서 서툴러요. 미술치료는 이 속에서 미술이라는 중간 매체를 통해 내면탐색을 할 수 있게 하고 숨어있는 긍정적인 힘을 찾아주며 정서적 어려움에 개입하여 회복력을 강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요.
Q. 현재 위의 기관에서 임상을 진행하면서 소감은 어떠하신가요?
– 2016년 9월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매 회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안고 가는 제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막상 도착하여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가지고 있던 긴장도 풀리지만 특히 주 치료사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날은 회기 마치는 순간까지 아이들의 표정,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이 곤두선답니다. 그런데 이제는 친해졌다고 환한 표정으로 보자마자 인사하며 반겨주는 친구, 함께했던 회기를 기억하며 다음을 기대하는 친구, 지금은 그런 친구들과의 만남이 너무 감사하고 소중해요.
Q. 위의 기관 미술치료 목표는 무엇인가요?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 아이들은 치료를 받고 진단에 맞추어 생활하며 보호받는 생활에 익숙해져 병원생활이 길어질수록 수동적 성향이 강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또 제한된 생활이 주는 무료함이 가장 큰 감정이라며 호소하는 아이들을 위해 ‘표현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통한 자신감 향상’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매 회기 어떤 프로그램이 적합할까 치료사들이 함께 고민한답니다.
친구들이 흥미를 보인 프로그램들은 모두 애착이 가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걱정 인형 만들기’를 진행하였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실 초반이어서 능숙하지 못할 때라 허둥지둥하다가 손을 베는 등 다치기도, 정신이 없기도 한 회기였어요. 함께 하던 친구들의 관심과 걱정을 한 몸에 받았었죠. 그런데 참여한 모든 친구들이 의욕을 보이며 정성스레 자신만의 인형을 만들어주던 모습이 예뻐 그렇기도 했지만, 감정을 잘 터놓지 않던 친구들이 자신들의 걱정을 인형에 담아 주어 제가 진행한 회기에선 처음으로 감정을 많이 나누는 회기였기 때문이기도 해요.
Q. 임상을 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나요? 지원하는 치료사가 특별히 갖춰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 사실 처음에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 다가가는 것이 힘들었어요. 어디까지의 개입이 맞는 것일까? 더 다가가면 혹시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지는 않을까? 조바심을 내면서도 너무 조심스러워 오히려 라포 형성까지 시간이 꽤 걸린 것 같아요.
아무래도 단회기가 아니고 장기간의 병원생활 동안 만나는 치료사들 중의 한 명이니 빠르게 친해지려 하는 것은 서로에게 힘들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천천히, 좀 더 편해지길 기다리며 진심을 나누며 다가갈 때에 친구들도 의지하고 저도 함께 맞추며 성장할 수 있었어요.
Q. 임상지를 선택할 때 학부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글 남겨주세요.
– 저는 아동 미술치료에 관심이 있어 많은 아동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임상지의 선택에 있어서도 방향이 정해지곤 해요. 임상지가 정해지면 늘 그렇지만 작년 임상지로 한양대 소아암 누리봄 교실이 확정되었을 때는 떨리기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를 했던 기억이 나요.
그 땐, 더 생소한 소아암이란 병에 대해 논문을 찾아보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이나 책으로 알아보기도 했어요. 나름의 준비들은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 백지가 되었지만 조금 더 빠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것 같아요. 임상지를 자신에게 맞는 곳으로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고 사전정보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만나는 내담자를 위하는 우리의 진심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파이팅 하세요!!
석사과정 3학기 배지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