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바스기념병원’ “메모리얼데이” 프로그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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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바스기념병원’ “메모리얼데이” 프로그램 진행

기관명: 보바스기념병원
실습부서/ 담당자: 완화병동
실습기간: 2017년 9월 ~ 2018년 2월(6개월)
본인 소개: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상담심리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민승입니다.

Q1. 위의 임상 기관 대상이 특별히 미술치료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완화병동(입원형 호스피스)에는 보건복지부 지정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 중 말기진단을 받은 말기암환자가 입원하고 있습니다. 암 관리법 제 20조에 의하면 완화병동 대상자는 스스로 완화의료 이용을 희망하는 사람이지만, 스스로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채 주치의와 가족의 추천으로 입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들은 죽음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부정의 단계부터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와 같은 분노의 단계, 운명과 신에게 타협을 구하는 단계, 상태가 나빠지면서 우울의 단계, 마지막으로 감정이 차분해지며 임종에 대한 준비를 하는 수용의 단계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순서가 뒤바뀌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수용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분노 단계에서 세상을 떠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완화병동 환자에게 있어서 삶과 질, 그리고 통증과 증상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미술, 음악, 체육 등 의 다양한 체험을 치료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술치료를 통한 중재는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치료에 더 참여하도록 느끼게 하며, 병과 관련된 스트레스와 불안 등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죽음에 대한 준비를 가능하게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수용할 수 있게 하며, 미술 작업과 감상을 통한 종교적 접근을 통해 영적인 부분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Q2. 위의 기관 미술치료 목표는 무엇인가요? 프로그램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완화병동(호스피스) 미술치료의 경우 임종을 준비하는 환자뿐만 아니라 사별을 준비 또는 경험한 ‘가족보호자’ 혹은 주변인을 대상으로도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저는 실습기간동안 총 두 번의 사별·애도관련 미술치료를 진행했는데요, 그 경험을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상실을 경험한 가족들은 상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상실로 인한 고통을 경험하며, 상실 후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함으로써 새로운 삶을 건설하는 과정을 겪어야합니다. 따라서 미술치료 목표는 “내담자가 고인에 대한 슬픔을 충분히 받아들이며 고인을 추억하고 편안하게 기리도록 마음 챙기기”로 설정했습니다.
성남시청 사회복지페스티벌, <메모리얼 트리>
호스피스 미술치료가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희망을 상징하는 새와 나비 모양의 종이 위에 추억하고 싶은 사람(사별 대상)에게 편지를 씁니다. 작성한 편지는 직접 나무에 매달고 치료사와 함께 대상을 기리는 시간을 가집니다. 약 100명이 넘는 시민 분들이 참여해주신 뜻 깊은 행사였습니다.

보바스 완화병동 사별가족 행사, <메모리얼 데이>
연말을 맞이하여 크리스마스트리 위에 임종한 환자분들의 성함을 적은 플라워리스를 장식합니다. 신체적·정서적으로 소진이 되었을 가족보호자를 위하여 ‘고맙습니다!, ‘행복하자!’등의 다양한 응원메세지가 담긴 도장을 준비합니다. 가족보호자는 고인을 추억하며 나뭇잎 모양의 종이 위에 도장을 사용하여 고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3. 현재 위의 기관에서 임상을 진행하면서 소감은 어떠한가요?
죽음과 사별, 그리고 애도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준비하다보니 다른 재활이나 요양병동에서보다 더욱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내담자의 소진의 정도, 정서적·신체적 고통의 정도를 충분히 알아보고 재료부터 진행방법까지 꼼꼼히 준비해야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행과정에서 저 스스로도 소진이 많이 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뜻 깊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기에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4. 지원하는 치료사가 준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 철저한 준비성, 치료사 본인의 스트레스 관리 이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대상에 대한 이해는 이 실습지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임상 미술치료에서 가장 기본적인 준비입니다. 호스피스가 무엇인지, 완화병동 대상자의 신체적·정신적 증상은 무엇인지, 보호자의 사별 전·후의 증상은 무엇인지에 대해 꼼꼼히 공부해야합니다.

두 번째, 철저한 준비성이 요구됩니다. 완화병동의 환자와 보호자는 인지, 정서, 신체적 능력의 소진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장기목표부터 단기목표, 준비물, 주의사항 등을 세세하게 확인하며 계획해야 합니다. 철저한 준비는 돌발 상황에서 치료사가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치료사 스스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또는 ‘사별을 경험하는’ 대상을 만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내담자뿐만 아니라 치료사 또한 우울, 무기력, 충격 등의 감정적 소진을 크게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정적인 치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선 우리 치료사가 먼저 마음을 튼튼하고 건강하게 유지해야하겠죠?

Q5. 임상지를 선택할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글 남겨주세요.
2학년 심리학 전공시간에 “죽음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따라서 인간은 항상 죽음을 멀리하지 말아야한다.” 라고 배웠던 적이 있습니다. 그땐 그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사별 프로그램과 행사를 준비하면서 죽음이라는 단어가 정말 가깝게 느껴졌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경험하거나 타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예비 미술치료사인 우리가 반드시 느끼고 이해해야하는 상황이자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죽음을 이해한다고해서 치료사가 모든 사별 내담자의 슬픔을 온전히 이해하고 위로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그 시간만큼은 사별을 겪는 사람들을 충분히 지지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위해선, 호스피스 미술치료에 관심 있는 후배여러분! “완벽한 프로그램”이 아닌 대상을 꼼꼼히 파악하여 “세심하고 안전한 환경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주세요!